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겨울정원 편집본 유연석 신현빈 커플

 

안정원(男 / 의대 99학번, 소아외과 조교수 / 41세)
슈바이처, 아니 공자, 맹자도 이겨 먹을
천사같은 성품의 소유자.
천주교가 모태신앙임에도 불구하고, 별명은 ‘부처’

부모의 품보다, 병원 침대가 익숙한 아이들의 울음소리.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공허한 부모들의 애끓는 분노로,
소아외과의 눈물은 마음을 찢는다.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든 소아외과에서,
정원의 따스함은 위로이자 희망이다.
지칠 법도 한 20년차 의사지만,
한 번도 환자나 보호자, 하물며
동료 의료진에게도 화를 낸 적이 없다.

그래서 별명은 ‘부처’!
모태신앙이 천주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그의 ‘부처설’은 의대 동기 5인방에겐 통하지 않는다.
화만 안 내면 뭐하나~ 똥고집과 예민함은 기본이요,
뒤끝은 작렬이니...

작은 실수에도 밤잠을 설치고, 한번 맘먹은 건
끝을 볼 때까지 밥 한술 뜨지 않는다.

정원은 대학 시절부터 또래와는 조금 다른, 특별함이 묻어났다.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이 정원을 향했고,
알고 싶어 했고,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정원에겐 관심 하나 없었던,
유일한 4명만이 20년 지기 친구로 남았다.

사진 찍기가 취미였던 정원이 카메라를 깊숙이 넣어 버린 건
사진 속 웃음만을 남기고 떠나버린, 아이들 때문이다.
아이들의 이름이 아직 가슴 아픈 걸 보면,
의사는 나의 길이 아니겠단 생각을 했다.
꽤 오래.

신부가 되고 싶었다. 형보다, 누나보다 먼저...
의사라는 꿈에 흔들렸던 거지,
신부의 꿈을 포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대에 찾아온 사랑도, 30대에 맞이한 명예도,
신부의 꿈만큼 빛나는 건 없었다.
누군가는 돈 많은 재벌가, 금수저의 허세라 비웃겠지만,
정원은 ‘정원’답게 묵묵히 그 가시밭길을 향해 가려 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그 시간의 추를 멈추게 한 건, 아이들이었다.
아픈 아이들의 곁을 떠나는 건,
정원이 포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 더 값졌던 정원.
이제 나와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려 한다

 

장겨울(女 / 외과 레지던트 3년차 (의대 졸) / 30세)
외과의 유일무이한 레지던트.
의국 최고 권력자.

“요즘 장겨울 전공의 힘든 일은 없는지?”가
교수님 사이 최대 이슈다.

이름만큼 차가운 말투, 무뚝뚝한 성격으로
의도치 않게 주변인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환자를 보살피는 일에 대해서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뜨겁고 열정적이다.

레지던트가 왕인 외과에서,
과 결정을 앞둔 겨울을 향한 애정공세가 시작됐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는 장겨울은
외과 교수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여름엔 흰티, 겨울엔 청남방 두 벌로
한 해를 버티는 ‘단벌 신사’ 겨울이지만,
교수들 눈엔, 하나 뿐인 외동딸이 제일 예쁠 뿐이다.

물론 외과 외동딸인 덕분에 일 또한 독차지다.
콜이 울리면 조건반사처럼 몸이 먼저 튀어나가는 통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중학교 때까지 육상선수로 활약한 이력 덕에(?)
제일 먼저 환자를 만나는 건 늘 겨울.
항간에 떠돌던 ‘100미터 13초 돌파’의 소문을
몸소 증명해 내고 있다.

여기저기 겨울만 찾는 통에, 스트레스는 쌓여가지만,
겨울만의 해소법이 있으니 그건 바로, 음식이다.
먹었다 하면 과자는 박스째 끝장을 보고,
컵라면 2개쯤은 에피타이저로 먹는다.

늘 찬 바람만 불던 겨울의 마음에
봄빛 한 줄기가 내려왔다.
생기 없던 병동이 순식간에 밝아지고,
전쟁터 같은 응급실에 꽃내음을 퍼뜨리는 남자!
바로 정원이다.

정원만 보면 동장군 같은 겨울의 얼굴에도
남몰래 웃음꽃이 피고 만다.

다정다감하기로 유명한 정원인데,
언제부턴가 겨울에게만 유난히 쌀쌀맞은데다,
고급 정보통에 의하면 꿈이 신부님이라던데...
시작도 하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이 히말라야 급인 기분이다.

“장겨울 선생!” 말고,
“겨울아!” 한 번 들어 봤음 소원이 없겠는데...
정원의 극존칭에 늘 마음이 아려온다.

더 이상은 참아지지가 않아, 결국에 입을 떼 버렸다.
너무 좋다고.. 내가 아니어도 좋으니 병원에라도 남아달라고.
예상치 못한 정원의 대답은
겨울에게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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